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놀라운 발전 상황을 보여주는 최신 영상을 공개해 전 세계 기술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옵티머스가 일상적인 가사 활동을 수행하는 모습을 담고 있어 로봇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테슬라와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옵티머스의 다양한 작업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 옵티머스는 쓰레기통 뚜껑을 열어 쓰레기봉투를 버리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며, 청소기를 작동시키는 등 기본적인 청소 작업을 능숙하게 수행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주방에서의 활동으로, 로봇이 주걱을 들어 가스레인지 위 냄비 안을 휘젓는 모습은 마치 요리를 하는 인간의 동작을 그대로 모방한 듯했다.

 

옵티머스는 더 섬세한 작업도 소화해냈다. 손가락에 적절한 힘을 주어 키친타월을 잡아 뜯고, 전자레인지의 작은 버튼을 정확히 누르며, 캐비넷 손잡이를 잡아당겨 여는 동작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 또한 커튼을 치는 등 집안 정리 작업도 능숙하게 해내는 모습이 담겼다.

 

머스크는 이 영상에 "역대 최대의 제품"(The biggest product ever)이라는 간결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영상 하단에는 "이 모든 작업은 단일 신경망으로 수행됐으며, 사람의 동작을 보여주는 영상을 통해 직접적으로 학습됐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이는 옵티머스가 단순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시스템임을 강조한 것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 담당 부사장 밀런 코박은 같은 날 엑스에 추가 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옵티머스가 인간이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인터넷 동영상에서 직접 학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이 과정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으며, 이제 인간 동영상에서 학습한 내용을 로봇에 직접 옮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전에는 원격 조종된(teleoperated) 로봇 데이터만 이용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인터넷상의 일반 영상만으로도 새로운 작업을 훨씬 더 빠르게 터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옵티머스의 학습 속도와 범위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머스크가 이 시점에 옵티머스의 진화된 모습을 공개한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분야에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 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25일 저장성 항저우에서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격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8월에는 마루운동과 축구, 댄스 등을 겨루는 세계 첫 휴머노이드 로봇 체육대회도 준비 중이다.

 

머스크는 이에 앞서 지난 20일 CNBC 인터뷰에서 "정말 장기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율주행과 옵티머스뿐"이라며 "이것들이 회사의 재정적 성공을 압도적으로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테슬라의 미래 전략에서 옵티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기차 못지않게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테슬라의 이번 영상 공개는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결합이 가져올 미래 생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