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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희 눈물에 뒤집힌 데블스 플랜2 결말

기사입력 2025-05-22 15:55
 넷플릭스 서바이벌 예능 ‘데블스 플랜: 데스룸(이하 데블스 플랜2)’이 지난 20일 최종 에피소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은 다양한 직업군에서 모인 14인의 플레이어가 일주일간 합숙하며 지적 능력을 겨루는 포맷으로, 전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가수 규현, 아나운서 강지영 등 유명 인물과 함께 실력으로 인정받은 일반인 4명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배우 윤소희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띄는 지점이었다.

 

윤소희는 과학고 조기 졸업 후 카이스트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이미 tvN ‘문제적 남자’ 등을 통해 ‘연예계 브레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경험은 많지만 경쟁을 동반한 서바이벌에는 소극적이던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경쟁을 좋아하지 않지만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히며 이례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결과적으로 윤소희는 단순한 '연예인 게스트' 이상의 존재감을 보이며 프로그램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게임 초반 윤소희는 복잡한 퍼즐을 푸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었다. 시즌2에서는 승자들이 지내는 생활동과 탈락 위기의 패자들이 머무는 감옥동이라는 계급 구도가 전면화됐는데, 윤소희는 마찰을 피하고 협업을 중시하는 태도로 다소 소극적인 인상을 남겼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초반에는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는 데 일조했다. 그는 히든 미션인 ‘기사도의 여행’을 가장 먼저 완수하거나 히든 스테이지의 핵심 단서를 발견하는 등 남다른 두각을 드러냈지만, 공을 주장하기보다는 조용히 타인에게 양보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게임밖에 모르는 천재 과학 소녀'라는 평도 받았다. 경쟁보다는 협업에 무게를 둔 성향이 결과적으로 그의 캐릭터를 강화한 셈이다.

 

하지만 중후반부로 접어들며 윤소희는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됐다. ‘보물섬’ 메인매치에서는 가장 난이도 높은 퍼즐을 스스로 해결하며 중심 인물로 부각됐지만, 그와 함께 플레이해온 참가자 정현규가 감옥동 위기에 몰리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현규는 ‘환승연애2’ 출신으로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이며 초반부터 히든 스테이지 우승을 노리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던 참가자다. 힌트 풀이 과정에서 윤소희와 정현규는 빠르게 가까워졌고, 이로 인해 윤소희는 더 이상 독립적인 게임 플레이어라기보단 연합 내 일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정현규를 감옥동에서 보호하려는 윤소희의 감정적 태도가 비판의 대상이 됐다. 참가자 세븐하이가 “우승자는 이미 정해진 것 아니냐”고 지적한 장면은 여론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시청자들은 윤소희가 게임 본연의 흐름보다는 특정 인물과의 관계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아쉬워했다. 결국 결승전은 윤소희와 정현규의 맞대결로 귀결됐다. 문제 해결력과 추론 능력을 요구하는 세 종목에서 승부가 펼쳐졌고, 윤소희는 전략적 접근과 빠른 계산으로 선전했지만 배팅을 망설인 선택이 발목을 잡았다. 단 한 수 차이로 우승을 내준 그는,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기량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의 결정에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정현규는 결승 후 “윤소희는 악마가 아니다. 마음이 약한 게 약점이다. 나는 타고난 악마다”라는 평가로 자신의 승부근성을 강조했다.

 

 

 

윤소희가 우승했다면 프로그램 전반의 화제성과 함께 그의 커리어 역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 있었다. 그러나 준우승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대중과 방송가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그는 오는 29일 첫 방송을 앞둔 채널A의 신규 퀴즈쇼 ‘브레인 아카데미’에 출연을 예고하며 예능 ‘지식형 캐릭터’로서 행보를 이어간다.

 

2013년 엑소의 ‘늑대와 미녀’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윤소희는 이후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군주 - 가면의 주인’ 등에서 조연과 주연을 오가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에는 연기 외에도 교양 프로그램 ‘요즘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고정 패널로도 활동하며 지적인 이미지를 공고히 다졌다.

 

대중문화 평론가 하재근은 “윤소희처럼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강점이 있는 경우, 예능이나 퀴즈쇼 등에서 자신의 영역을 꾸준히 만들 수 있다”며 “한국 사회는 여전히 고학력, 두뇌파 이미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이는 긍정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하지만 이 이미지가 고착되면 배우로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는 데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시청자들은 예능 속 모습을 실제 성격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장르물이나 코믹물, 스릴러 등 다양한 배역 도전을 통해 이미지의 폭을 넓히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소희는 이번 ‘데블스 플랜2’를 통해 그간의 ‘지적 이미지’를 뛰어넘는 다층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철저히 계산된 게임 플레이와 인간적인 감정 사이에서의 갈등,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진 집중력은 단순한 ‘연예인 참가자’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그가 지닌 두뇌형 이미지와 배우로서의 역량을 어떻게 균형 있게 펼쳐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