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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입에서 나온 '뼈있는 질문'에 백악관 대변인 식은땀... 브리핑룸 웃음바다

기사입력 2025-05-22 11:09
 백악관이 '직장에 자녀 데려오는 날'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개최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의 보도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는 출입 기자들과 직원들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아이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에 모인 어린이들은 주로 트럼프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한 순수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질문들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무엇인가요?"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레빗 대변인은 이에 "내 생각에 대통령은 스테이크를 가장 좋아한다"며 "그와 여러 번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그는 크고 아름다운 스테이크를 좋아했다"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는 "초콜릿 소스와 토핑을 얹은 선데 아이스크림을 먹는 걸 본 적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질문이 항상 순수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몇몇 아이들은 대변인을 당황시키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한 아이가 "트럼프 대통령이 몇 명을 해고했나요?"라고 묻자 브리핑룸은 순식간에 웃음바다로 변했다. 이에 레빗 대변인은 활짝 웃은 뒤 "한 사람이 스스로 그만둔 것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사실상 해고된 사람은 없다"며 "지금까진 아주 좋은 팀이다"라고 침착하게 응대했다.

 

또 다른 아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은 누구인지' 물었다. 레빗 대변인은 "아마 조지 워싱턴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며 "그의 집무실에도 워싱턴의 초상화가 걸려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존경한다는 점을 강조한 대답으로 해석된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들은 초능력에 관한 질문도 던졌다. 트럼프에게 초능력이 있다면 어떤 능력을 선택할 것 같냐는 질문에, 레빗은 "손가락을 딱 하고 튕기면 나라의 모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는 능력을 원하실 것"이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이어 "하지만 현실에서는 시간이 좀 더 걸린다"며 "오늘 그는 국회의사당에 가서 사람들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설득해야 했는데, 초능력이 있었다면 손가락을 튕겨 바로 통과되도록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국회의사당을 방문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국경 보안 강화와 감세 조치 연장 등이 포함된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통과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행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은 짙은 네이비색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이는 백악관이 방문 기념으로 제공한 선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모자에 적힌 '미국만(Gulf of America)'이라는 빨간색 글씨였다. 이 표현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하며 기존의 '멕시코만'을 대체한 명칭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문구라 할 수 있다.

 

이번 행사는 백악관의 공식 업무 공간에서 어린이들의 순수한 호기심과 정치적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을 연출했으며, 레빗 대변인의 재치 있는 응대가 돋보인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