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합의금 5억 요구' 녹취 공개된 손웅정 아동학대 사건... 양측 모두 재심 신청

기사입력 2025-05-21 10:58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을 비롯한 SON축구아카데미 지도자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데 이어 출전정지 징계까지 받게 됐다. 강원특별자치고축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로 손웅정 감독과 A 코치에게 출전정지 3개월 처분을, 손흥윤 수석코치에게는 출전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위원회는 손 감독과 A 코치의 행위에 대해 '언어폭력 행위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경우, 기타 이에 준하는 경미한 경우'로 판단했다. 손흥윤 수석코치에 대해서도 '폭행·상해 행위가 우발적이고 특별하게 참작할 사유가 있다'며 비교적 낮은 수위의 징계를 결정했다. 출전정지 징계는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상 폭력 행위 지도자 징계 기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해당 기간 동안 체육회와 관계 단체가 개최하는 모든 대회 출전이 금지된다.

 

그러나 피해 아동 측 변호인인 류재율 변호사는 "학대 행위가 여러 차례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우발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손 감독 등 3명도 이번 징계 처분에 불복해 재심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재심 신청 시 징계 효력이 중지되지만, 폭력 행위 등 인권 침해 사안은 예외적으로 재심 중에도 징계 효력이 유지되어 손 감독 등은 당분간 경기장 벤치를 지킬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3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발생했다. 피해 아동 측에 따르면,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이유로 손흥윤 수석코치가 피해 아동에게 골대에서 중앙선까지 20초 안에 뛰어오라는 지시를 했고, 제시간에 들어오지 못하자 엎드린 자세로 엉덩이를 코너킥 봉으로 맞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

 


또한 손웅정 감독으로부터는 훈련 중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들었으며, A 코치에게는 숙소에서 엉덩이와 종아리를 여러 차례 맞고 구레나룻을 잡아당기거나 머리 부위를 맞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 2월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일어난 유소년 선수 학대 사건을 조사한 결과, 손 감독과 손흥윤 수석코치 등 소속 지도자 3명의 폭력 비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 춘천지법으로부터 각각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 과정에서 피해 아동의 부친이 손 감독 측에 5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부친은 손 감독 측 변호인에게 "손흥민 선수가 전 세계 스포츠 스타고, 손 감독도 유명하다"며 "세상에 안 알리고 좋게 한다면 돈밖에 없지 않느냐. 조금 받고는 절대 합의할 생각이 없다. 다 비밀로 해야 한다고 하면 5억 이상은 받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 스포츠계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 문화와 함께, 유명 스포츠 스타 가족이 연루된 사건의 복잡한 이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